지식

연말의 개발자, 희망을 코딩하다

@GodWin 2024. 12. 26. 19:47



연말이 되면 누구나 잠시 멈춰 선다. 한 해 동안 달려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길을 그려보는 시간. 30대 후반, 웹 프로그래머로 살아가며 내가 걸어온 길은 늘 코드와 함께였다. 무수히 깜빡이는 커서와 끝없이 이어지는 디버깅의 시간들, 그리고 그 속에서 느꼈던 소소한 성취와 깊은 회의.


개발자의 하루는 작고 반복되는 문제 해결에서 시작된다.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는 거대한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복잡한 조건문과 예외 처리 속에 갇히곤 한다. 내가 짠 코드가 세상을 바꿀 순 없을지라도, 누군가의 일상에 편리함을 더해줄 때마다 나는 조금씩 희망을 얻는다.

하지만 연말이 되면 가끔 이런 생각도 든다.
“이 길이 과연 맞는 걸까?”
“나는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코드로 가득 찬 화면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때로는 내가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지만 돌아보면, 나는 늘 다음 단계를 향해 걸어왔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실패를 겪으면서도 다시 도전했다. 내 손끝에서 만들어진 작은 서비스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나는 멈추지 않았다.

미래를 향한 희망은 거창한 목표에서만 오는 게 아니다. 오늘 배운 하나의 새로운 기술, 해결한 하나의 버그,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나눈 짧은 대화 속에서도 희망은 발견된다.


이제 곧 마흔이다. “30대 후반”이라는 이 시점은 내게 경계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더는 무작정 도전만 할 수 없는 나이, 하지만 아직 충분히 새로운 시작을 꿈꿀 수 있는 나이. 나는 연말의 밤, 조용히 나 자신에게 묻는다.
“앞으로 무엇을 만들고 싶은가?”
“어떤 삶을 코딩하고 싶은가?”

그 대답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는 내 삶의 코드를 직접 짜고 싶다. 한 줄 한 줄 신중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세상에 완벽한 코드란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연말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내가 만든 코드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길, 그리고 내가 꿈꾸는 미래가 조금씩 현실이 되길 바란다.

30대 후반, 나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내 손으로 희망을 코딩하며, 다가올 내일을 향해 또 한 걸음을 내딛는다. 화이팅, 나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화이팅, 내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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